[연재] 핸드폰 보험 계산기 — 모르는 값은 0이 아니다
화면이 저를 없는 창구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만든 지 이틀째 밤, 밤 열 시가 넘은 시각이었어요.
거의 다 끝난 상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붙이던 게 "보험금은 어디에 청구하나" 였어요. 폰이 깨졌을 때 어느 창구로 가야 하는지를 회사마다 한 줄씩 적어두는 자리요. 서류 목록처럼 긴 것도 아니고, 전화번호 하나 주소 하나입니다.
여섯 개 회사 것이 다 채워져 있었어요. 이렇게요.
| 회사 | 화면에 적혀 있던 접수처 |
|---|---|
| SKT | T world 앱·홈페이지 또는 SKT 고객센터에 보상 접수 |
| KT | KT 고객센터 또는 olleh.com 에 보상 접수 |
| LG U+ | LG U+ 고객센터 또는 lguplus.com 에 보상 접수 |
| 카카오 | 카카오톡 채널·카카오페이 앱에서 신청 |
읽어보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죠. 그게 무서운 겁니다.
각 회사 안내 페이지를 다시 열어놓고 한 줄씩 대조해봤습니다. 결과는 이랬어요.
여섯 중 넷이 그 페이지 어디에도 없는 말이었습니다.

olleh.com 은 KT 페이지에 없었습니다. 없어진 옛 브랜드 주소예요. lguplus.com 도 그 글에 없었고요. 카카오 것은 우리가 받아온 문서(가격공시)에 아예 안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SKT는 틀린 정도가 아니라 반대였어요.
SKT 페이지가 실제로 적어둔 건 이겁니다. "T 분실파손 보상센터(www.tallcare.co.kr, 1599-4962) 또는 T 올케어플러스 앱을 통해 보상 신청(접수)을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제 화면은 T world 앱과 SKT 고객센터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폰 깨진 사람을 없는 창구로 보내고 있었던 거예요.
오늘은 이 이야기입니다. 보험 계산기 얘기 같지만, 사실은 빈칸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이야기예요.

계산은 정말 한 줄로 끝납니다
먼저 이 도구가 뭘 하는지부터요.
핸드폰 보험을 두고 사람들이 실제로 묻는 건 셋이잖아요. 들 값이 있나 · 깨졌는데 얼마 받나 · 어느 상품이 나은가. 세 질문 다 같은 값 하나에서 갈립니다.
보상금 B = max(0, min(수리비, 한도) − 자기부담금)
보험이 해주는 일은 정확히 B만큼이에요. 여기서 손익분기가 바로 나옵니다.
본전 횟수 = 보험료 총액 ÷ B
화면에는 이걸 확률로 바꿔서 크게 답합니다. "24개월 안에 한 번이라도 깨질 확률이 31%를 넘으면 보험이 이득" 처럼요. 사람은 "몇 번 깨져야 본전"보다 "깨질 것 같은가" 로 판단하니까요.
식은 정말 이게 답니다. 어려운 건 그 세 값(수리비·한도·자기부담금)을 어디서 가져오느냐 였어요. 그리고 셋 중 하나가 비었을 때 뭘 넣느냐였고요.

빈칸을 0으로 채우면 결론이 뒤집힙니다
이게 제목이자 이 도구의 제1 규칙입니다.
수리비를 모르는데 0으로 두면 어떻게 될까요? 보상금 B가 0이 됩니다. 본전 횟수는 무한대가 되고, 화면은 "보험은 언제나 손해" 라고 말합니다. 정반대 결론이에요.
한도를 모른다고 0으로 두면요? 어떤 상품도 한 푼 안 내줍니다. 모든 보험이 쓸모없다고 나와요.
월 보험료를 0으로 두면 반대로 갑니다. 공짜 보험이 되어서 무조건 들라고 합니다.
계산은 세 경우 다 아무 불평 없이 돌아갑니다. 숫자가 들어왔으니까요. 틀렸다는 걸 아무도 안 알려줍니다.
그래서 규칙을 이렇게 정했어요. 모르는 값은 null 로 두고 화면에 "자료 없음" 이라고 띄운다. 계산을 아예 안 합니다. 지금 화면이 돌려주는 "못 하는 이유"가 여덟 가지인데, 그중 넷이 이런 겁니다.
- 이 기기 출고가 자료가 없어 가입 여부를 판정하지 못했습니다
- 보험료 자료가 없어 손익분기를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 수리비 자료가 없어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 이 기기 보험료가 공시에 없어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줄이 특히 중요했어요. "가입이 안 되는 것"과 "우리가 값을 모르는 것"은 다른 말이거든요. 카카오페이는 기기를 훨씬 많이 받는데 공개된 문서에 값이 있는 건 딱 둘뿐이라, 나머지 기기에서는 "가입 불가"가 아니라 "우리가 모릅니다"로 띄웁니다.
이 판단이 사람 몫이었습니다. 계산은 어느 쪽으로든 돌아가요. "이건 모르는 값이니 이렇게 표시하자"는 코드가 스스로 정하는 게 아닙니다.

첫 화면이 거짓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규칙을 지키다가 반대로 넘어진 데가 있어요.
화면을 열면 기기가 하나 골라져 있고 탭이 세 개 떠 있습니다. 그런데 수리비 칸이 비어 있었어요. 아무것도 안 건드린 사람이 들어오면 첫 화면이 이렇게 말합니다.
수리비 자료가 없어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거짓말입니다. 자료는 있어요. 표에 다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 값을 칸에 안 넣었을 뿐이에요.
"모르는 값을 0으로 안 채운다"는 규칙이, "아직 안 넣은 값"까지 "모르는 값"으로 말하게 만든 겁니다. 처음 들어온 사람은 그 차이를 알 수가 없죠. 도구가 비어 보입니다.
고친 건 한 줄이에요. 화면을 처음 그릴 때 표에 있는 수리비를 칸에 미리 채워 넣습니다. 코드 옆에 이유도 같이 적어뒀어요 — "비워 두면 아무것도 안 건드린 사람이 '수리비 자료가 없어 계산하지 않았습니다'를 읽는데, 그건 거짓말이다."

값을 어디서 가져올지는 사람이 정했습니다
이제 값을 모으는 얘기입니다. 아홉 군데를 긁어야 했어요.
가장 웃긴 건 갤럭시 출고가였습니다.
삼성닷컴에서 받는 게 당연해 보이잖아요. 파는 회사니까요. 그런데 전부 막혔습니다. 원본 문서에는 '원' 단위 금액이 한 건도 없었어요 — 값을 나중에 화면에서 채우는 구조라서요. 브라우저로 열어보려니 페이지가 무거워서 죽었고요. API 주소 두 개를 짐작해서 찔러봤는데 둘 다 틀렸습니다. 통신 3사 공식 공시 창구인 스마트초이스는 캡차가 걸려 있었고요.
답은 LG U+ 단말기 목록이었습니다. 보험 요금표 뚫느라 이미 열어둔 집이었어요. 거기 156건이 들어 있고 각 줄에 출고가가 붙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번 잡아야 할 게 있었어요. 이건 통신사 판매가지 제조사 출고가가 아닙니다. 몇천 원 어긋나요. 아이폰 17 256GB가 애플은 1,290,000원인데 LG U+는 1,287,000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갈랐습니다. 아이폰은 애플이 적은 값을 쓰고, 이 출처는 갤럭시에만 씁니다. 표에 어디서 온 값인지도 같이 적어뒀고요.
"파는 쪽에서 못 받으면 사는 쪽에서 받는다"는 건 코드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두 출처를 섞어도 되는지 아닌지를 정하는 것도요.

오래 기다렸더니 오히려 못 받았습니다
삼성 페이지에서는 반대로 배웠어요.
브라우저로 페이지를 받을 때 넉넉히 기다리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림이 다 그려질 시간을 줘야 하니까요. 재봤더니 이랬습니다.
| 기다린 시간 | 받아온 길이 | 표 개수 |
|---|---|---|
| 0초 | 2,399,858자 | 16개 |
| 2초 | 142자 | 0개 |
| 3초 | 142자 | 0개 |
| 5초 | 142자 | 0개 |
삼성 페이지는 다 그린 직후에 스스로 문서를 비웁니다. 2초만 기다려도 빈 껍데기가 와요.
그래서 출처마다 기다릴 초를 따로 적게 고쳤습니다. 삼성은 0초, 다른 데는 몇 초. 하나로 못 박으면 어느 한쪽이 반드시 빈손이 되더라고요.
덤으로 하나 더 배웠어요. 기다리는 일을 브라우저 안에서 시키면 안 됩니다. 5초짜리 타이머를 브라우저 쪽에 돌렸더니 브라우저 자체 시한에 걸려서 서버가 죽었어요. 기다림은 바깥(파이썬)에 둬야 했습니다.

막혔다고 적힌 것 중 상당수는 오진이었습니다
첫날 기록에는 통신사 셋이 다 "봇 차단"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다음 날 다시 보니 셋 다 아니었어요. 틀린 문을 두드리고 있었던 겁니다.
- LG U+ — 상품 소개 화면에는 요금이 아예 없습니다. 같은 주소에 '상세 정보' 탭을 붙이면 요금표가 나와요.
- KT — 메뉴가 가리키는 주소가 로그인 벽 뒤였습니다. 공개된 상품 원장에 같은 내용이 표 43개로 그대로 들어 있었어요.
- SKT —
www주소로는 안 열리는데 모바일 주소로 들어가면www로 되돌려 보내면서 열립니다.
그런데 쿠팡은 진짜로 막혀 있었어요. 보험을 인수한 손해보험사 쪽이 페이지 대신 이렇게 답합니다.
Access Blocked — Your request has been blocked by our security policy.
통신사 때와는 경우가 다릅니다. 그때는 우리가 문을 잘못 찾았고, 주소를 바꾸니 그냥 열렸어요. 이번엔 문에 차단이라고 글로 적혀 있습니다. 우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사에 남아 있는 옛 요금 숫자를 옮겨 적을까도 잠깐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2021년 것이었고 보험기간마저 자료마다 1년·2년으로 엇갈리더라고요. 안 담았습니다.
그만 파기로 한 것도 판단이에요. 그리고 막힌 자리를 지우지 않고 문서에 그대로 적어뒀습니다. "여기는 못 뚫었다"가 적혀 있는 게 이 도구의 정직함이라고 생각했어요.

뜻이 다른 값을 같은 칸에 말없이 넣지 않기
수리비에서 제일 오래 붙잡힌 부분입니다.
애플은 모델별 수리비를 페이지에 걸어둡니다. 아이폰 17 Pro 화면 499,000원, 후면 240,000원, 그 밖의 손상 1,138,000원 같은 식으로요. 공임까지 포함된 '서비스 비용' 입니다.
삼성은 그런 화면이 없어요. 단품 수리 공지에 "모델별 예상 수리비는 홈페이지 > AI CS Bot 을 통해 확인"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챗봇은 자료 원장으로 쓸 수가 없죠.
대신 자가수리 부품을 파는 가게가 열려 있었습니다. 436건이요. 여기서 화면·후면 부품값을 받아왔어요.
그런데 이건 공임이 빠진 값입니다. 애플 값과 뜻이 달라요. 그냥 같은 칸에 넣으면 두 가지가 동시에 망가집니다. 첫째, 삼성과 애플을 견줄 수 없게 됩니다. 둘째, 수리비를 낮춰 잡는 만큼 보험이 덜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그 값에는 '부품값만' 이라는 표시를 붙였고, 화면 아래에 이유를 적었습니다. 견적서를 받으셨으면 그 금액으로 고쳐 넣으시라고요.
부품 가게 쪽에서 잔손이 많이 갔어요. 한 기기를 대여섯 가지 이름으로 적어두더라고요 — 갤럭시S26U, 갤럭시S25 울트라, 갤럭시S25울트라, 갤럭시S25플러스, 갤럭시S25+, Galaxy S25 Edge, FOLD7. 이름을 눕히지 않으면 S25와 S25+가 섞입니다.
색깔마다 값이 다른 경우도 있었고요. S25 화면은 여섯 색이 312,000원인데 한 색만 299,000원입니다. 가장 흔한 값을 쓰기로 했어요. 가장 싼 값을 고르면 또 수리비를 낮춰 잡게 되니까요.
그리고 A 시리즈랑 플립6은 자가수리 부품을 안 팝니다. 0이 아니라 없는 거예요. 그대로 비워뒀습니다.

접히는 폰은 화면이 둘입니다
여기서 제일 크게 틀렸어요.
폴드와 플립은 안쪽 메인 화면과 바깥 커버 화면이 다른 부품입니다. 값이 이만큼 벌어져요.
| 기기 | 안쪽 메인 | 바깥 커버 |
|---|---|---|
| 갤럭시 Z Fold7 | 928,000 | 141,000 |
| 갤럭시 Z Flip7 FE | 346,000 | 70,000 |
처음에는 부품 종류를 가릴 때 '메인 화면'만 '화면'으로 잡고 '서브 화면'을 통째로 버렸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요.
커버 화면을 깨뜨린 사람에게 안쪽 화면 수리비를 물렸습니다. 폴드7이면 141,000원짜리 사고를 928,000원으로 잡아요. 6.6배입니다. 수리비를 6.6배로 부풀리면 보험이 실제보다 훨씬 쓸모 있어 보이죠.
지금은 '외부화면'을 따로 담고, 부위 고르개가 그 기기에 실제로 있는 부위만 띄웁니다. 접히는 기기에서만 두 칸이 뜨고 이름도 '화면 (안쪽 메인)' · '외부화면 (바깥 커버)' 로 갈라 적어요. 안 접히는 기기는 그냥 없습니다 — 값을 모르는 게 아니라 그런 화면이 없는 거니까요.
숫자 하나 얘기도 하나 더요. 기기별 낱개 페이지에 S25 Edge 화면 부품가가 419,000원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원장 값은 399,000원이었고요. 2만 원 차이인데, 이런 계산에서는 2만 원이 본전 횟수를 흔듭니다. 페이지를 다시 찍어 고쳤어요.

"요금이 이렇게 쪼개져 있으니까 보험이다" — 틀렸습니다
앞의 접수처 사고가 터지기 한 시간쯤 전에 붙인 게 '겹쳐 들면' 탭입니다. 애플케어+ 도 들고 통신사 보험도 든 사람이요. 같은 날 저녁에 설계·엔진·화면·카탈로그가 줄줄이 올라갔더라고요.
겹쳐 들면 두 배로 지켜줄 것 같잖아요. 아닙니다. 우리나라 방식은 상품이 창구에서 먼저 깎고, 보험은 내가 실제로 낸 돈만 손해액으로 봅니다.
아이폰 17 Pro 화면(499,000원)을 애플케어+ 와 카카오페이에 겹쳐 든 경우를 넣어보면 이렇게 나와요.
| 카카오만 | 애플케어+ 와 겹쳐 | |
|---|---|---|
| 상품이 내주는 돈 | — | 459,000 |
| 보험이 보는 손해액 | 499,000 | 40,000 |
| 보험 자기부담금 | 49,900 (10%) | 30,000 (최저 3만에 걸림) |
| 보험금 | 449,100 | 10,000 |
| 내 돈 | 49,900 | 30,000 |
한 번 깨질 때 19,900원 덜 내려고 애플케어+ 329,000원을 더 냅니다. 16.5번 깨져야 본전이에요.
상품이 먼저 깎고 나면 남는 잔액이 작아지는데, 보험의 최저 자기부담금은 정액(3만원)이라 그 잔액을 거의 다 먹습니다. 이게 화면이 크게 말해야 할 답이었어요.
그런데 이걸 만들면서 판정 하나를 크게 틀렸습니다.
"어느 게 먼저 깎는 상품인가"를 요금 구조로 갈랐어요. 삼성케어플러스는 24개 상품 전부 요금이 보험료(면세) + 서비스료 로 쪼개져 있고, 통신사 셋과 모양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삼성은 제조사가 팔지만 보험이다"로 판정했어요.
틀렸습니다. 요금이 어떻게 쪼개져 있는지는 세금·인수 방식이지 정산 순서가 아니에요.
옳은 신호는 하나였습니다. 나는 창구에서 얼마를 내고 나오는가. 그리고 그 문장이 각 회사 안내에 그대로 적혀 있었어요.
| 안내에 적혀 있던 말 | 판정 | |
|---|---|---|
| 삼성케어플러스 | "별도의 서류 절차 없이 현장에서 바로 할인 받아 자기부담금만 결제" | 먼저 깎는 상품 |
| 애플케어+ | 창구에서 자기부담금만 낸다 | 먼저 깎는 상품 |
| 통신사 셋 | "수리비를 납부하고 수리 내역서 및 영수증을 받아 … 보상 신청" | 나중에 정산하는 보험 |
이 오판이 갤럭시 쓰는 분들의 계산을 통째로 틀리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먼저 깎는 걸 안 하니 보험이 수리비 전액을 손해액으로 보고, 삼성케어플러스와 통신사 보험이 서로 나눠 내는 걸로 묶였어요. 심지어 문서에는 한때 "갤럭시 쓰는 사람에게는 먼저 깎아주는 상품이 아예 없다"고 적혀 있었는데, 정반대였습니다.
고친 뒤에는 안전장치를 하나 걸었어요. 먼저 깎는 층에 제조사 상품 말고 다른 게 끼면 표를 만들다 멈춥니다. 통신사 상품이 그 층에 오면 수리비를 다 낸 사람을 안 낸 걸로 계산하게 되니까요.

남의 상품 서류를 읽고 있었습니다
청구 안내를 붙이면서 또 하나 물러난 데가 있어요.
카카오 쪽 청구 안내 화면을 원장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문서 길이가 29,231자라 "충분히 내용이 있다"고 봤거든요. 세 가지가 한꺼번에 틀렸습니다.
첫째, 회사 전체 청구 안내였어요. 휴대폰보험 절차가 아니라 상해·질병·재물 청구까지 한 화면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발췌에 이런 문장이 실렸어요.
보험금 청구권자의 인감증명서 원본(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관공서 방문발급
액정 깨진 사람에게 "이 순서로 청구하세요" 밑에서 관공서에 가라고 적어준 셈입니다.
둘째, 그 화면은 글을 나중에 그리는 방식이라 실제로 건진 글은 29,231자 중 2,481자뿐이었어요. 그마저 메뉴 이름 조각이랑 남의 상품 표에서 흘러나온 한 줄이었습니다.
셋째가 진짜 교훈인데요. "2만 자가 넘으면 제대로 받은 것"이라는 관문을 걸어뒀는데, 그건 문서 길이지 글 길이가 아니었습니다. 껍데기만 큰 화면은 그냥 통과해요.
그래서 카카오 청구 안내는 빼고, 화면은 링크로만 보냅니다. 가짜 절차보다 링크가 낫다고 판단했어요. 같은 고장이 다시 조용히 지나가지 않게 글 길이 관문을 새로 뒀고요.
한 가지 더요. 발췌를 문서 순서로 앞에서 넷 집었더니 SKT는 여덟 문장 중 홍보 문구·대기 기간·사기 조사 경고가 실리고, 정작 보상센터 전화번호랑 "수리비를 납부하고 수리 내역서(견적서) 및 수리비 영수증을 받아… 보상 신청" 문장이 다 잘렸습니다. 문서 순서는 중요도 순서가 아니었어요. 지금은 갈 곳(전화번호·주소), 할 일(서류·영수증·접수), 겹쳐 들 때의 근거가 되는 문장에 점수를 주고 여섯 개까지 담습니다.

그래서, 지어낸 값 넷으로 돌아옵니다
맨 앞의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왜 그 네 줄이 지어내졌을까요.
원인은 제가 미리 써둔 설계 문서에 있었습니다.
만들기 전에 쓰는 문서가 둘 있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설계서와, 어떤 순서로 만들지 적는 계획서요. 접수처 예시 여섯 줄은 계획서에 있었습니다. 진짜 값이 아니라 모양을 보여주려고 적은 예시였는데, 코드를 쓸 때 그게 성실하게 그대로 옮겨졌습니다.
여기서 등이 서늘해지는 건 이겁니다. 바로 그 사고를 막으라는 경고가 이미 적혀 있었어요. 다만 다른 문서에요.
위 값들은 모양이다. 실제 값은 크롤에서 온다 — 여기에 예시 문구를 적어 두면 다음 사람이 그걸 사실로 옮겨 적는다.
이 문장은 설계서에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고를 낸 예시 여섯 줄은 계획서에 있고요. 문서 하나에 경고를 써두고, 정작 그 짓을 옆 문서에서 한 겁니다.
경고를 적은 것도 저고 예시를 적은 것도 저인데, 두 파일이 갈라져 있으니 아무도 안 마주쳤어요. 나중에 사고를 정리하면서 계획서에 "설계서가 경고한 바로 그 자리다" 라고 적어놨더라고요 — 사고가 난 뒤에야 두 문서가 이어진 겁니다.
경고는 읽히는 자리에 있어야 경고입니다. 옆 파일에 있는 경고는 없는 것과 같아요.
지금은 규칙이 있습니다. 전화번호나 주소를 대려면 그 말이 그 회사 안내 글에 그대로 있어야 합니다. 없으면 비웁니다. 화면은 '접수처 자료 없음' 과 원장 링크를 띄우고요.
정리하면 이렇게 됐어요.
| 회사 | 결과 |
|---|---|
| SKT | 원장 문장 그대로 고침 (T 분실파손 보상센터 1599-4962) |
| KT | 비움 — 적어뒀던 주소가 페이지에 없다 |
| LG U+ | 비움 — 적어뒀던 주소가 글에 없다 |
| 카카오 | 비움 — 우리가 받는 문서에 없다 |
| 삼성 | 그대로 둠 — 원장에 있는 값이었다 (1566-4590) |
| 애플 | 그대로 둠 — 채널 주장이 아니라 구조 설명이다 |
그리고 이걸 지키는 시험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름이 접수처에_적은_채널은_원장에_그대로_있다 예요. 앞으로 누가 또 그럴듯한 한 줄을 적어 넣으면 거기서 걸립니다.

그래서 사람은 어디에 남았나
사흘, 커밋 마흔여덟 개, 상품 74건에 기기 22건. 계산을 지키는 시험이 엔진 쪽 63건, 자료 읽는 쪽 119건 붙었습니다.
코드는 정말 빨리 나왔어요. 첫날 저녁에 설계를 적기 시작해서 스무 분 만에 계산이 돌아갔습니다. 제가 붙잡아야 했던 건 전부 계산 바깥이었어요.
- 빈칸을 0으로 안 채우기로 정한 것. 계산은 어느 쪽이든 돌아갑니다. "이건 모르는 값이니 이렇게 표시하자"는 프로그램이 못 하는 판단이에요.
- 어디서 가져올지 정한 것. 출고가는 파는 쪽에서 못 받으면 사는 쪽에서, 다만 그 둘을 섞지는 않기로.
- 뜻이 다른 값을 같은 칸에 안 넣기로 한 것. 공임 빠진 부품값에 '부품값만' 표시를 붙이는 일이요.
- 그만 파기로 한 것. 문에 차단이라고 적혀 있으면 거기서 멈춥니다.
- 없는 문장을 지워낸 것. 이게 오늘의 본론이었죠.
마지막 게 제일 무서웠습니다. 다른 실수들은 화면이 이상해요. 커버 화면 수리비가 928,000원으로 뜨면 "어? 이게 맞나" 싶잖아요. 그런데 지어낸 접수처 네 줄은 아무 이상이 없어 보였습니다. 문장이 매끄럽고, 회사 이름이 맞고, 주소 모양도 그럴듯해요.
빈칸이 있으면 뭐라도 채워지더라고요. 그리고 채워진 것은 비어 있던 것보다 훨씬 안 보입니다.
그래서 이 도구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건 계산식이 아니라, 화면 곳곳에 있는 "자료 없음" 이라는 글자예요. 그건 실패가 아니라 아직 안 지어냈다는 표시입니다.
기록 맨 뒤에는 아직 못 푼 것도 그대로 적어뒀습니다. 갤럭시 공임을 챗봇 말고 다른 데서 받을 수 있는지, 통신사 한 곳이 폴드·플립을 일반 상품에서 빼는지 안 빼는지(다른 두 곳은 명시하는데 거기만 없어요 — 상담으로 확인할 값입니다), 쿠팡이 공개 원장을 열어주는지. 못 뚫은 걸 지우지 않고 적어두는 게 이 도구의 정직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편은 성경 아틀라스입니다. 66권을 열 개 시대로 나누고 지형도 위에 얹는 이야기인데, 거기서는 "국경을 그리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핸드폰보험 #휴대폰보험 #폰보험 #보험계산기 #애플케어플러스 #삼성케어플러스 #통신사보험 #자기부담금 #보상한도 #손익분기 #수리비 #아이폰17 #갤럭시Z폴드7 #갤럭시S25 #액정수리비 #자가수리부품 #보험비교 #보험료 #계산기만들기 #크롤링 #데이터수집 #파이썬 #자바스크립트 #정적사이트 #개인프로젝트 #사이드프로젝트 #도구만들기 #AI개발 #클로드 #휴먼인더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