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트래픽 0에서 시작하는 것의 현실
링크를 1,168개 깔았고, 구매는 1건이었습니다
8월 13일에 제휴 대시보드 두 개를 나란히 열어놨습니다. 쿠팡 파트너스 쪽에 구매 1건, 수익 0원. 링크프라이스 쪽에 클릭 1,030, 구매 0건, 수익 0원.
그 화면을 보기 전까지 제가 몇 주 동안 한 일이 뭐였냐면요. 글 207편 밑에 그 글이 다룬 제품 링크를 하나씩 붙였고(211개), 키보드 스위치 화면에는 카드마다 사러 갈 데를 달았습니다(957개). 합쳐서 1,168개요.
숫자만 보면 꽤 성실했어요. 그런데 결과가 저겁니다. 구매 1건, 0원.
여기서 제일 하기 쉬운 결론이 하나 있습니다. "전환이 안 되네, 링크를 더 좋은 자리에 더 많이 깔아야겠다." 저도 잠깐 그쪽으로 갔었고요. 그 며칠을 통째로 날릴 뻔했는데, 숫자를 하나 더 열어보고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번 편은 그 얘기예요. 트래픽이 0이라는 게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그 상태에서 보이는 숫자들이 얼마나 사람을 속이는지요.

링크가 부족한 건 아니었습니다
먼저 제가 깔아둔 걸 보여드릴게요. 이게 부족해서 안 팔린 거였다면 얘기가 간단했을 테니까요.
키보드 스위치 찾기 화면입니다. 축이 931개 들어 있고, 카드마다 아래에 단추가 줄줄이 붙어 있어요.

카드 하나를 당겨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구매, 알리, 리뷰 읽기, 영상. 이 중에 구매와 알리가 제 제휴 링크예요.

세어보면 이렇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딥링크 931개 (축마다 하나씩)
쿠팡 링크 17개
11번가 딥링크 9개
────────────────────────────
이 화면에만 957개
알리가 931개인 건 자동으로 붙였기 때문이고, 쿠팡이 17개뿐인 건 자동화가 막혀서 손으로 만든 게 딱 그만큼이라 그렇습니다. 그 얘기는 앞 회차에서 이미 했으니 넘어갈게요.
글 쪽도 마찬가지예요. 본문이 끝나는 자리에 "이 글에서 다룬 제품" 블록이 붙습니다.

링크에는 rel="nofollow sponsored" 가 자동으로 붙고, 아래에 대가성 문구도 자동으로 들어갑니다. 빠뜨리면 검색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표시라 사람이 매번 챙기지 않게 코드가 붙이게 해뒀어요.
도구 화면 아래에는 쿠팡 배너가 고정으로 깔려 있고요.

그러니까 깔 자리에는 다 깔려 있었습니다. 여기서 더 깔 데를 찾는 건 벽지 위에 벽지를 바르는 일이었어요.
클릭 1,030 옆에 있던 숫자
문제는 링크프라이스에 찍힌 클릭 1,030이었습니다. 이게 사람을 홀리는 숫자예요.
하루 스무 명 남짓 들어오는 사이트인데 클릭이 천 번이 넘었다니, 뭔가 되고 있는 것 같잖아요. 지갑에 1,000원도 들어와 있었고요. (나중에 보니 그건 실적이 아니라 가입 축하금이었습니다.)
그 옆 칸이 구매 0건이었습니다. 여기서 보통 "전환율이 낮다"로 읽어요. 클릭은 오는데 안 사니까 링크 자리가 나쁘거나, 상품이 안 맞거나, 문구가 약한 거라고요.
그런데 클릭 1,030이 진짜 클릭이 맞나부터 봤어야 했습니다. 같은 날 클라우드플레어에서 '브라우저'로 분류한 요청이 214였거든요.
화면을 214번 연 사람들이 그 화면 안의 링크를 1,030번 누를 수는 없습니다. 한 사람이 들어와서 링크만 다섯 번씩 눌렀다는 뜻이 되는데, 그런 사람은 없어요. 크롤러가 페이지에 박힌 주소를 순서대로 훑고 지나간 겁니다. 딥링크는 겉으로 보면 그냥 주소니까, 봇 입장에선 따라가 볼 만한 링크가 957개 있는 페이지였던 거죠.
이 대조는 앞 회차에서 한 번 했으니 짧게 지나갈게요.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1,030을 지우고 나니까 남는 숫자가 214, 그리고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그래서 진짜 숫자를 열어봤습니다
제 사이트는 방문자를 직접 셉니다. 남의 분석 도구를 안 붙이고 만든 거라 값이 단순해요. 왼쪽 아래에 오늘과 누적만 뜹니다.

이 값을 매일 스냅샷으로 쌓아두고 있어서, 도메인을 연결한 7월 23일부터 그대로 꺼내볼 수 있었습니다. 이게 제 사이트의 진짜 모습이에요.
07-23 4 ▏ (도메인 연결한 날)
07-24 63 ███████
07-25 55 ██████
07-26 28 ███
07-27 27 ███
07-28 43 █████
07-29 33 ███
07-30 51 ██████
07-31 29 ███
08-01 100 ████████████
08-02 21 ██
08-03 52 ██████
08-04 20 ██
08-05 15 █
08-06 21 ██
08-07 16 █
08-08 20 ██
08-09 24 ██
08-10 33 ███
08-11 17 ██
08-12 30 ███
08-13 21 ██ ← 제휴 대시보드를 열어본 날
8월로 넘어오면서 하루 스무 명 언저리에 눌러앉았습니다. 8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 평균이 21.7명이에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요. 하루에 스무 명 오는 화면에 링크를 957개 깔아둔 겁니다. 링크 하나당 방문자가 0.02명인 셈이에요. 여기서 링크를 두 배로 늘리면 링크 하나당 0.01명이 됩니다. 그게 다예요.
제휴를 제일 촘촘히 깐 화면이 제일 안 팔린 이유
더 정확히 보려고 화면별로 갈라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게 나왔어요.
같은 스위치 화면을 두고 클라우드플레어는 그날 188이라고 했고, 사람 방문으로 세는 제 기준으로는 사흘 합쳐 열 명이 안 됐습니다.
같은 화면, 같은 기간, 값이 스무 배 차이가 납니다. 왜냐면 세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 클라우드플레어는 요청을 셉니다. 브라우저처럼 생긴 요청이면 다 셉니다.
- 제 카운터는 자바스크립트가 돌아간 브라우저만 셉니다. 봇은 대체로 자바스크립트를 안 돌리거든요.
어느 쪽이 맞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내가 알고 싶은 걸 세느냐를 골라야 하는 문제였어요. 저는 "제휴 링크를 누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 왔나"를 알고 싶었으니 후자여야 했고, 후자로 보면 그 화면은 사흘에 열 명이 안 들어온 화면이었습니다.
제휴를 제일 촘촘히 깐 화면이 제일 안 팔린 게 아니라, 애초에 사람이 안 들어온 겁니다.
봉우리가 두 개 있는데, 왜 솟았는지 모릅니다
위 표를 다시 보시면 튀는 날이 두 개 있어요. 7월 24일 63명, 8월 1일 100명.
이게 뭔지 궁금해서 열어봤는데요. 못 알아냈습니다.
제 카운터가 저장하는 게 이것뿐이거든요.
post_views 테이블
post_slug __visit__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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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와 숫자. 끝이에요. 어디서 왔는지(리퍼러)를 안 남깁니다. 검색으로 들어왔는지, 제 네이버 블로그에서 넘어왔는지, 누가 어디에 링크를 걸었는지 알 방법이 없어요.
그럼 클라우드플레어를 보면 되지 않냐고요? 무료 플랜에서는 유입 경로가 안 나옵니다. 제가 거기서 꺼내 쓸 수 있었던 건 요청이 몇 번 왔는지, 그게 봇이냐 브라우저냐 정도였어요.
그러니까 저는 8월 1일에 손님이 다섯 배로 온 걸 보고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다시 일으키고 싶어도 뭘 다시 해야 하는지를 몰라요. 트래픽 0에서 시작한다는 건 숫자가 작다는 얘기만이 아니라 이겁니다. 작은 숫자는 원인을 알아낼 만큼의 표본도 못 만들어줍니다.
이걸 안 남기게 만든 건 제 결정이었어요. 방문자를 식별하지 않기로 했으니까요. 개인정보를 안 받는 대신 이런 걸 못 보는 거고, 그건 맞바꾼 겁니다. 다만 맞바꿨다는 걸 알고 있어야 나중에 숫자를 잘못 읽지 않아요.
같은 날을 세 군데서 셌더니 21, 188, 1,030 이었습니다
정리하면 8월 13일 하루가 세 군데에서 이렇게 찍혀 있었습니다.
| 어디서 센 값 | 그날 값 | 무엇을 센 건가 |
|---|---|---|
| 제 카운터 | 21 | 자바스크립트가 돌아간 브라우저 = 대체로 사람 |
| 클라우드플레어 | 214 (스위치 화면 188) | 브라우저처럼 생긴 요청 |
| 링크프라이스 | 1,030 | 딥링크 주소를 따라간 횟수 |
셋 다 맞는 값입니다. 틀린 건 없어요. 그런데 이 중에 아무거나 골라서 "우리 사이트 트래픽"이라고 부르면 스무 배씩 다른 얘기가 됩니다.
제일 큰 숫자를 고르고 싶은 유혹이 진짜 셉니다. 1,030이 있는데 21을 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런데 1,030으로는 아무 결정도 못 내립니다. 그 숫자로 "링크를 더 깔자"를 결정하면 사흘을 날리는 거고요.
숫자가 있다고 해서 뜻이 있는 건 아닙니다. 이번 편에서 제가 제일 비싸게 배운 문장이에요.
봇 클릭은 막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럼 그 크롤러 클릭은 막았냐고요. 안 막았습니다.
막으려면 방문자를 걸러내는 규칙을 세게 걸어야 하는데, 그러면 사람 클릭까지 같이 잃습니다. 지금 사람 클릭이 하루에 몇 개인지 생각하면, 몇 개를 지키려고 걸러내는 게 훨씬 손해예요. 크롤러가 링크를 따라가는 게 사이트를 망가뜨리는 것도 아니고요.
대신 이렇게 정했습니다. 그 숫자를 성과로 읽지 않는다. 값을 없애는 대신 값의 뜻을 고정해둔 거예요.
이건 이 사이트에서 반복해서 내린 결정이기도 합니다. 봇 때문에 뭔가를 세게 막다가 사람이 같이 막히는 일을 몇 번 봤거든요.
0에서 시작한다는 게 뭐냐면요
이쯤에서 정리를 좀 할게요. 트래픽 0에서 시작한다는 게 실제로 어떤 모습이냐면 이렇습니다.
하나. 수익 관련 숫자가 전부 0인데, 그게 수익 구조 탓인지 유입 탓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구매 1건에 0원이면 "링크가 나쁜가" 싶잖아요. 그런데 링크를 볼 사람이 하루 스무 명이면 그 1건이 나쁜 것도 아니에요. 표본이 너무 작아서 아무것도 증명이 안 됩니다.
둘. 그래서 개선을 해도 개선됐는지 모릅니다. 링크 문구를 고쳐서 전환이 두 배가 됐다고 쳐도, 하루 0.1건이 0.2건이 된 걸 어떻게 알아요. 몇 달 걸립니다.
셋. 대신 큰 숫자가 하나씩 튀어나와서 눈을 가립니다. 클릭 1,030 같은 거요. 유입이 0일수록 이런 봇 숫자의 비중이 커지니까, 역설적으로 트래픽이 없을수록 대시보드는 화려해 보입니다.
넷. 글 하나하나가 얼마나 안 읽히는지가 그대로 보입니다. 목록을 조회수순으로 정렬해봤어요.

1등이 조회 24입니다. 257편 중에 제일 많이 읽힌 글이요. 최근 글은 조회 1, 조회 4 이런 식이고요.

이 숫자를 숨길 수도 있었어요. 목록에서 조회수를 빼버리면 되니까요. 그런데 남겨뒀습니다. 숫자를 안 보면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모르게 되는 것뿐이라서요.
문제는 링크가 아니라 유입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주에 내린 결론이 이 한 줄입니다.
링크를 더 붙이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들이는 일이 남았다.
당연한 말 같은데, 저 결론에 도달하기 전까지 제 머릿속 할 일 목록에는 이런 게 쌓여 있었어요. 쿠팡 링크 156편 더 붙이기, 문구 A/B 해보기, 배너 위치 바꿔보기, 카드 화면에 카드 발급 제휴 붙이기…
전부 링크 쪽 일입니다. 하나도 유입 쪽 일이 아니에요.
일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함정이었습니다. 링크 붙이는 일은 끝이 없고, 하면 뭔가 한 것 같고, 무엇보다 제가 할 줄 아는 일이거든요. 사람을 들이는 일은 훨씬 막막하고 결과도 늦게 나오고요.
그래서 목록을 갈아엎었습니다. 지금 사이트 왼쪽 아래에 방문자 수 바로 밑으로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배너가 붙어 있는 게 그 흔적이에요.

사람이 이미 있는 곳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쪽으로요. 그 얘기는 다른 편에서 따로 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 여기서 성과를 자랑할 단계는 아닙니다. 이번 편의 결론은 "그래서 잘됐다"가 아니라 "무엇을 할 일 목록에 올릴지를 틀렸었다"까지예요.
도구는 잘 돌아갑니다, 사람이 없을 뿐이고요
이 편이 자칫 "다 망했다"로 읽힐까 봐 하나 덧붙일게요.
화면은 멀쩡히 잘 돌아갑니다. 카드 1,180장이 카드사별로 갈라져 뜨고요.

육아휴직 계산기도 통상임금 넣으면 월별 수령액이랑 누적 그래프가 바로 나옵니다.

글도 매일 나가고 있고요.

만든 게 안 돌아가는 게 아니라, 돌아가는 걸 보러 오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인데, 대시보드만 보고 있으면 구분이 안 돼요. 0원이라는 결과는 똑같이 0원이니까요.
그래서 이 편 제목에 ×를 붙였습니다. 숫자를 좋게 포장할 방법이 없어서요.
이 편에서 사람이 붙잡은 자리
이번엔 세 군데였습니다.
하나. 1,030을 성과로 안 읽은 것. 대시보드는 "클릭 1,030"이라고만 말하지 "그중 사람은 214명입니다"라고는 안 알려줍니다. 서로 다른 화면에 있는 숫자 세 개를 가져다 붙여서 "화면을 214번 열고 링크를 1,030번 누를 수는 없다"까지 가는 건, 지금까지 써본 어떤 도구도 대신 안 해줬어요. 각 숫자는 자기 자리에서 다 맞기 때문에, 틀렸다는 신호가 아무 데서도 안 뜹니다.
둘. 할 일 목록이 전부 한쪽에 쏠려 있는 걸 알아챈 것. 링크를 더 붙이자는 계획은 하나하나 다 말이 됐어요. 틀린 항목이 없었습니다. 틀린 건 목록 전체의 무게중심이었고, 그건 항목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안 보입니다. 한 발 물러나서 "이거 전부 같은 쪽 일 아닌가"를 물어야 보이는 거고요.
셋. 봇을 안 막기로 한 것. 이건 기술로 풀면 막는 게 맞습니다. 데이터가 깨끗해지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 사이트에서는 사람 클릭 하나가 데이터 정확도보다 비싸요. 뭐가 더 비싼지는 상황을 아는 쪽만 압니다.
남는 이야기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숫자가 있다고 뜻이 있는 건 아니고, 뜻 없는 숫자는 없는 것보다 나쁩니다.
없으면 모른다는 걸 아는데, 있으면 안다고 착각하거든요. 클릭 1,030은 제게 아무것도 안 알려줬으면서 며칠치 방향은 확실히 틀 뻔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요. 트래픽 0에서 시작하면 결과로 뭘 배우는 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표본이 없으니까요. 그럼 뭘 보고 결정하냐면, 결과 대신 구조를 봐야 하더라고요. "하루 스무 명한테 링크 957개를 보여주고 있다"는 건 결과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결과는 몇 달을 기다려야 나오지만 구조는 오늘 셀 수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대시보드보다 이런 걸 셉니다. 몇 명한테 보여주고 있나, 그 몇 명은 어디서 오나, 그 길이 몇 개나 있나. 답이 아직 다 나오진 않았지만, 적어도 셀 수 있는 걸 세고 있다는 기분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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