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tor

[연재] 도메인은 어디서 얼마에 사야 하나

연재 · 2026-08-31

네이버에 올린 글의 사진이, 제 사이트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7월 23일이었어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도 올리려고, 페이지를 통째로 긁어서 붙여넣었습니다. 글도 붙고 사진도 붙고, 화면상으로는 완벽했어요.

 

그런데 붙어온 사진들이 네이버 서버로 올라간 게 아니었습니다. 제 사이트에 있는 사진을 그대로 불러다 보여주고 있었어요. 네이버 글 안에 제 사이트 주소가 박힌 거죠.

 

이게 왜 위험하냐면요. 제 사이트가 잠깐 죽거나, 사진 파일 이름이 바뀌거나, 주소가 달라지는 순간 네이버 쪽 글의 사진이 전부 깨집니다. 협찬이 걸려 있는 블로그인데 사진이 통째로 엑스박스가 되는 거예요. 심지어 그 글들은 제가 2년 가까이 쌓아온 것들이고요.

 

붙여넣기를 돕던 도구는 이걸 문제로 보지 않았습니다. 붙여넣기는 성공했고, 화면에는 사진이 멀쩡히 보였으니까요. 깨질 상태라는 걸 알아챈 건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절차 문서에 이렇게 못을 박아뒀습니다.

 

2. 그 페이지를 복사해 네이버 Victor House 에 붙여넣기
3. 붙어온 사진은 지우고 writer_bot/images/<슬러그>/ 파일을 01부터 드래그

 

붙어온 사진은 무조건 지우고, 원본 파일을 손으로 다시 올리는 거예요. 손이 더 가지만 그 사진들은 이제 제 주소를 안 봅니다.

 

이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가 있어요. 주소 하나가 어디에 적혀 있느냐가, 나중에 뭘 바꿀 수 있고 뭘 못 바꾸는지를 정합니다. 이번 편은 도메인 이야기인데, 사실 값보다 이쪽이 중요했어요.

 

 

값부터 말하면, 1년에 10.46달러입니다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먼저 적습니다. victor-house.com2026년 7월 23일에 샀고, 1년치로 10.46달러를 냈어요. 한 달로 치면 1달러가 안 됩니다.

 

산 곳은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레지스트라예요. 도메인 등록 장부를 조회해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등록 시각이 한국시간으로 7월 23일 오전 10시 28분, 만료가 정확히 1년 뒤인 2027년 7월 23일이에요. 갱신 값이 얼마인지는 아직 안 내봐서 모릅니다. 내년 여름에 청구서가 오면 그때 정확한 숫자로 적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제가 가진 건 첫 결제 하나뿐입니다.

 

한 가지만 짚고 갈게요. .com 은 도매값이 정해져 있어서 파는 곳마다 바닥은 비슷하고, 차이는 거기에 붙이는 마진과 첫 해 할인입니다. 그래서 "어디가 제일 싸냐"보다 아래에서 이야기할 네 가지를 보는 게 실제로는 더 이득이에요.

 

그런데 저는 이걸 제일 마지막에 샀습니다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 게 6월 25일이고, 홈페이지 초안이 7월 22일 저녁이에요. 도메인은 그다음 날 아침입니다. 한 달 가까이 도메인 없이 만들었다는 뜻이죠.

 

보통은 반대로 하잖아요. 뭘 만들기 전에 이름부터 정하고 도메인부터 지르고.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살 이유가 없었어요. 사이트가 이미 인터넷에 떠 있었거든요.

 

 

본진을 짓는 코드 맨 앞에 저 한 줄이 있습니다. 사이트 주소를 바깥에서 넣어주면 그 값을 쓰고, 안 넣어주면 공짜로 받은 주소(victor-house.pages.dev)를 쓴다는 뜻이에요. 그 아래로 페이지마다 붙는 표시들이 전부 이 값을 갖다 씁니다.

 

  • canonical — 검색엔진한테 "이 글의 진짜 주소는 여기다"라고 알려주는 표시
  • og:url — 카톡이나 페북에 링크를 붙였을 때 뜨는 미리보기가 참조하는 주소
  • RSS 주소

 

이 셋 다 주소를 직접 적어두지 않고 저 값 하나를 빌려 씁니다. 그러니까 도메인이 없으면 없는 대로 공짜 주소로 완결된 사이트가 나오고, 도메인이 생기면 값만 갈아끼우면 되는 거예요.

 

그 값을 넣어주는 자리가 딱 한 곳입니다

 

배포 폴더에 site.conf 라는 파일이 하나 있어요. 열어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맨 윗줄에 적어둔 문장이 이번 편의 전부라고 해도 됩니다.

 

통합 사이트의 주소 — 여기 한 줄만 고치면 전부 따라온다.

 

도메인(victor-house.com)을 사면 아래 값만 바꾸고 publish-all.sh 를 다시 돌리면 된다.

 

canonical, og:url, sitemap, robots 가 전부 따라온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문장은 도메인을 사기 전에 쓴 겁니다. "도메인을 사면"이라고 미래형으로 적혀 있잖아요. 살 계획은 있는데 아직 안 산 상태에서, 사고 나면 어디를 고칠지를 미리 정해둔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산 날, 저 파일에서 바꾼 건 따옴표 안의 글자뿐이었습니다. 도메인이 등록된 게 오전 10시 28분이고, 저 파일이 마지막으로 손을 탄 게 같은 날 낮 12시 45분이에요. 두 시간 남짓 걸린 셈인데, 그중 대부분은 값을 바꾸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배포되는 걸 기다린 시간이었습니다.

 

한 줄 바꾸고 다시 배포했더니 따라온 것들

 

말이야 쉽죠. 진짜로 따라왔는지 지금 열어서 확인해봤습니다.

 

검색엔진한테 "우리 사이트 지도는 여기 있다"고 알려주는 파일부터요.

 

 

그 지도 파일 안에는 페이지 주소가 전부 새 도메인으로 적혀 있고요.

 

 

광고 쪽에 "이 도메인의 광고를 파는 건 나다"라고 증명하는 파일도 뿌리에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이건 광고 승인 번호를 같은 파일(site.conf)에 적어두면 알아서 붙어요.

 

 

세 파일 다 제가 손으로 만든 게 아니라, 주소 한 줄이 바뀌자 새로 지어진 것들입니다. 이걸 손으로 관리했으면 지도 파일에 든 주소 수천 개를 전부 찾아 바꿔야 했을 거예요.

 

그런데 도구들은 각자 자기 주소를 적어놨더라고요

 

여기서 한 번 걸렸습니다. 본진은 값을 빌려 쓰게 만들어놨는데, 도구 여섯 개는 각자 따로 만든 것들이라 각자 자기 주소를 소스에 박아놨어요. 육아휴직 계산기는 parental-pay.pages.dev, 카드 도구는 card-wallet.pages.dev, 이런 식으로요.

 

한 군데도 아니고 여러 군데였습니다. 진짜 주소 표시, 미리보기 주소, 미리보기 이미지, 검색엔진용 구조화 데이터, 심지어 화면에서 "주소 복사" 누르면 복사되는 안내 문구까지요.

 

여기서 갈림길이 있었어요.

 

하나. 도구 여섯 개의 소스를 전부 찾아서 새 주소로 고친다. 깔끔해 보이지만, 그러면 앞으로 주소가 바뀔 때마다 여섯 군데를 따로 관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도구 하나를 다시 독립 사이트로 떼어낼 일이 생기면 되돌리기도 어려워지고요.

 

둘. 소스는 그냥 두고, 배포 직전에 한 번에 갈아끼운다.

 

저는 둘을 골랐습니다. 그래서 배포 스크립트에 이런 여섯 줄이 있어요.

 

 

"옛 주소를 찾아서 새 주소로 바꿔라"를 도구 수만큼 적어둔 겁니다. 빌드해서 모아놓은 폴더를 훑으면서 문자열을 바꾸는, 정말 단순한 일이에요. 대신 이렇게 하면 도구들은 여전히 혼자서도 돌아가는 상태로 남고, 합쳐진 주소는 이 여섯 줄만 알면 됩니다.

 

그 결과가 지금 이 화면들이에요. 카드 혜택, 지분·지배구조, 성경 아틀라스, 기술사 스터디가 각자 옛 주소를 지운 적 없이, 전부 한 도메인 아래 경로로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도메인은 어디서 사야 하나 — 제가 본 네 가지

 

값 비교표를 기대하셨다면 미안합니다. 저는 여기저기 견적을 받아보고 산 게 아니라, 사이트가 이미 살고 있는 곳에서 그냥 샀거든요. 왜 그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는지를 포함해서 네 가지만 적을게요.

 

1. 첫 해 값 말고 갱신 값을 봅니다

 

도메인은 한 번 사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매년 내는 것이에요. 그래서 진짜 값은 갱신 값입니다. 첫 해만 크게 깎아주고 그다음부터 올려 받는 곳이 있는데, "다음에 옮기면 되지" 싶어도 등록기관을 옮기는 건 절차가 붙어서 생각만큼 가볍지 않아요. 처음 고를 때 갱신 값을 보고 고르는 게 편합니다.

 

2. 등록자 정보를 가려주는지 봅니다

 

이게 의외로 중요해요. 도메인을 사면 산 사람의 이름·주소·전화번호·이메일이 공개 장부에 올라가는 게 원칙입니다. 누구나 조회할 수 있고요.

 

위에 올린 조회 결과를 다시 보시면, 제 것은 이름도 주소도 우편번호도 전부 DATA REDACTED 로 가려져 있습니다. 남아 있는 건 나라(KR)와 시·도(seoul) 정도고, 전화번호도 제 번호가 아니라 등록기관 쪽 대표 번호(+1.415…)예요.

 

이 가림이 기본 포함인지, 돈을 더 받는지, 아예 안 해주는지가 파는 곳마다 다릅니다. 몇 달러 차이로 고르다가 집 주소를 인터넷에 공개하게 되면 그게 더 손해예요.

 

3. 네임서버를 어디에 둘지 미리 정합니다

 

도메인을 샀다고 사이트가 바로 뜨는 게 아니에요. "이 이름으로 오면 저 서버로 보내라"를 알려주는 안내소가 따로 있는데, 그걸 네임서버라고 합니다.

 

제 조회 결과의 네임서버 두 개가 클라우드플레어예요. 그리고 제 사이트도 클라우드플레어에 얹혀 있습니다. 산 곳과 사는 곳이 같으니까 그 사이에 손으로 할 일이 거의 없었어요. 도메인은 A사에서 사고 사이트는 B사에 있으면, 안내소 주소를 손으로 옮겨 적고 그게 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어디서 살지는 "어디가 싸냐"보다 "내 사이트가 어디 사냐"로 정하는 게 덜 귀찮습니다. 값 차이는 어차피 1년에 몇 달러거든요.

 

4. www 붙은 것도 같이 잡히는지 봅니다

 

사람들은 www. 를 붙여서 치기도 하고 안 붙이기도 해요. 둘 중 하나만 열리면 나머지 절반은 그냥 흘립니다. 제 것은 이렇게 처리돼 있어요.

 

https://www.victor-house.com/    301 → https://victor-house.com/

 

www 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www 없는 쪽으로 넘겨줍니다. 이건 검색엔진 입장에서도 중요한데, 같은 내용이 두 주소로 보이면 어느 쪽을 원본으로 볼지 헷갈리거든요.

 

이름을 어떻게 골랐는지(왜 하이픈이 들어간 .com 인지, .io.dev 는 왜 접었는지)는 다음 편에서 따로 풀겠습니다. 그건 값 이야기가 아니라 고르는 기준 이야기라서요.

 

고백하자면, 지금도 주소가 두 개입니다

 

도메인을 붙였다고 공짜 주소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지금도 victor-house.pages.dev 로 들어가면 사이트가 그대로 열립니다. 내용이 100% 똑같아요.

 

이거 문제 아니냐고요? 저도 그게 걸려서 열어봤습니다.

 

 

공짜 주소는 열리긴 하는데, 그 안에 적힌 "진짜 주소" 표시가 도메인 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검색엔진이 공짜 주소로 들어와도 "아, 원본은 victor-house.com 이구나" 하고 알아듣는 거예요.

 

이게 저절로 된 게 아닙니다. 아까 그 값 하나를 모든 페이지가 빌려 쓰게 만들어놨기 때문이에요. 만약 도구마다 자기 주소를 박아뒀다면, 지금쯤 어떤 페이지는 공짜 주소가 원본이라고 우기고 어떤 페이지는 도메인이 원본이라고 우기고 있었을 겁니다.

 

같은 화면에 옛 주소들 이야기도 같이 찍혔는데요. 통합 전에 도구마다 갖고 있던 주소 여섯 개는 지금도 살아서, 들어가면 새 경로로 넘겨줍니다. 실제로 옛 계산기 주소를 열어봤더니 새 도메인의 계산기가 떴어요.

 

 

이걸 왜 안 지우고 놔뒀는지, 지웠으면 뭘 잃었을지는 다음다음 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주소를 옮겨도 옛 주소를 함부로 없애면 안 된다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이 사이트의 고정비는 도메인 값 하나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항목
도메인1년 10.46달러
사이트를 올려두는 곳0원
댓글·조회수를 저장하는 곳0원

 

글 257편과 도구 열몇 개가 올라가 있는 사이트의 1년 유지비가 커피 두어 잔 값이에요. 트래픽이 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아직 그럴 걱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편에서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값이 아니에요.

 

도메인을 늦게 살 수 있었던 건, 주소를 코드 여기저기 안 박아뒀기 때문입니다. 만약 처음부터 도구마다 주소를 적어넣고 시작했다면, 이름을 정하지 못한 채로 아무거나 하나 질러놓고 시작했을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마음에 안 들어서 바꾸려면 여섯 군데를 다 뒤져야 했겠죠.

 

반대로, 한 곳에서만 고치게 만들어놓으니까 이름을 고를 시간이 생겼습니다. 한 달을 벌었어요.

 

AI는 여기서 뭘 하고 뭘 못했나

 

코드는 AI가 썼습니다. site.conf 라는 파일을 두고 값을 하나로 모으자는 것도, 배포 직전에 주소를 갈아끼우자는 것도 AI가 짠 구조예요. 저 혼자였으면 도구마다 주소를 고치고 앉아 있었을 겁니다.

 

대신 AI가 못 본 게 하나 있었어요. 맨 위에 적은 그 사진 문제요.

 

AI 입장에서는 붙여넣기가 성공했습니다. 오류도 안 났고, 화면에 사진도 다 떴어요. 실제로 실패한 건 아무것도 없었고요. 다만 "지금은 되는데 나중에 깨질 상태" 라는 걸 못 봤습니다. 그게 왜 위험한지 알려면 그 사진들이 협찬 글에 붙어 있고, 그 협찬이 매달 얼마를 만들어내는지를 알아야 하거든요.

 

이 연재에서 계속 나오는 이야기인데, AI는 지금 화면이 맞는지는 잘 봅니다. 하지만 몇 달 뒤에 뭐가 깨질지는 그 몇 달을 겪어본 사람만 알아요. 도메인 이야기도 결국 같습니다. 주소 한 줄을 어디에 적어두느냐는 오늘 화면에는 아무 차이도 안 만들지만, 이름을 바꾸고 싶어지는 날에 전부를 가릅니다.

 

다음 편

 

다음 편은 victor-house.com 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골랐는지입니다. 하이픈이 들어간 .com 을 왜 골랐는지, 접은 후보들은 왜 접었는지를 적어보려고요. 사실 이 편의 값 이야기보다 그쪽이 더 오래 걸린 결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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