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갤럭시 Z 플립8과 워치 울트라 2 — 폴드 옆에 있던 둘에 더 오래 붙잡혔습니다
폴드 보러 갔다가 옆에서 발이 묶였어요
어제 언팩에서 주인공은 확실히 폴드8이었어요. 무대에서 제일 오래 다룬 것도, 오늘 기사가 제일 많이 난 것도 폴드입니다. 저도 그거 보러 매장에 간 거였고요.
그런데 정작 제일 오래 서 있던 자리는 옆이었어요. 플립8 하나, 워치 울트라 2 두 대가 놓인 쪽이요.
이유는 단순해요. 주인공이 아닌 물건들은 사람이 덜 몰리거든요. 폴드 앞에는 계속 사람이 서 있는데 옆은 한산해서, 천천히 뒤집어보고 눌러보고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면 오히려 더 자세히 보게 되더라고요.

접는 폰은 30년째 같은 이유로 팔려요
플립을 손에 쥐면 자꾸 접었다 폈다 하게 되는데, 이게 새로운 습관은 아니에요.
1996년에 모토로라 스타택이 나왔을 때 값이 150만 원이었습니다.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돈이죠. 그런데도 국내에서만 150만 대가 팔렸어요.
왜 샀을까요. 당시 기록을 보면 이유가 셋이었대요.
첫째, 접으면 주머니에 들어간다. 그때 휴대폰은 벽돌이라고 불릴 만한 크기였는데, 반으로 접히니 부피가 절반이 됐어요. 둘째, 펴면 몸통이 길어진다. 접는 구조 덕에 화면과 자판을 넉넉하게 쓸 수 있었거든요. 셋째, 통화할 때 마이크가 입 가까이 온다. 펼치면 아래쪽이 턱 근처로 내려오니까요.
그러다 2007년 아이폰이 나오면서 접는 폰은 한동안 사라졌잖아요. 화면 하나를 통째로 쓰는 게 대세가 됐으니까요. 그러다 2019년 갤럭시 폴드로 계보가 다시 이어졌고요.
그러니까 오늘의 플립8은 30년 전 사람들이 접는 폰을 좋아했던 그 이유를, 스마트폰 시대에 다시 해보는 물건인 셈이에요. 이유 세 개 중에 첫째는 그대로 살아 있고, 둘째는 커버 화면이라는 형태로 바뀌었고, 셋째는 이제 아무도 신경 안 쓰죠.
플립8, 접었을 때가 본체더라고요
접힌 채로 커버 화면에 인사말이랑 일정이 떠 있었어요. "오늘 남은 일정 확인하세요" 하는 카드가 하나 붙어 있고, 그 아래 자세히 보기 버튼이 있고요.
만져보면서 든 생각은 이 폰은 접었을 때가 본체라는 거였어요. 4.1인치면 작아 보이지만, 알림 읽고 답장 몇 줄 치는 데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굳이 펼칠 일이 하루에 몇 번이나 될까 싶더라고요.
커버 화면이 카메라 렌즈 옆까지 넓게 차지하는 것도 눈에 들어왔어요. 예전 플립은 커버 화면이 작아서 시계 정도만 보였는데, 이번엔 화면 안에서 웬만한 일이 끝나는 크기예요.
두께는 펼쳤을 때 6.1mm입니다. 전작이 6.5mm였으니 0.4mm 줄어든 건데, 숫자로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접으면 그 두께가 두 겹이 되니까 체감은 두 배예요. 무게도 180g이라 요즘 바형 폰들보다 가벼운 편이고요.
값은 256GB가 168만 3,000원, 512GB가 193만 6,000원이에요. 세 기종 중에 제일 싸긴 한데, 그래도 플래그십 값이죠. 30년 전 스타택이 150만 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워치 울트라 2 — 제일 놀란 건 두께였어요
여기서부터가 오늘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이에요.
전작 울트라를 매장에서 만져봤을 때 솔직히 "이건 손목에 벽돌을 얹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각진 케이스에 두께까지 있어서 존재감이 과했어요. 시계라기보다 장비 같았달까요.
그런데 이번 건 손에 올려놓고 옆에서 보니까 확실히 낮아졌더라고요.

전작보다 12% 얇아졌다고 하는데, 12%면 숫자로는 크지 않아 보여도 손목에 얹히는 물건에서는 그 차이가 꽤 큽니다. 시계 두께가 문제되는 순간은 딱 하나거든요. 소매 안으로 들어갈 때 걸리느냐 안 걸리느냐. 그 경계선 위냐 아래냐로 갈리는 거라 1~2mm가 결정적이에요.
두 대가 나란히 놓여 있어서 번갈아 들어봤는데, 케이스 옆면이 예전처럼 툭 튀어나온 느낌이 아니라 화면 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더라고요.

측면에는 버튼이 세 개 있어요. 위아래 두 개는 평범한데 가운데 오렌지색 링이 둘린 버튼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게 울트라 계열의 상징 같은 요소인데, 실물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선명해요. 검정 밴드 모델에서는 특히 대비가 강했고요.
그리고 베젤에 숫자가 새겨져 있어요
두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게 이거였어요.
화면 테두리를 두르는 베젤에 숫자와 눈금이 실제로 파여 있습니다. 화면에 그려 넣은 게 아니라 금속에 새긴 것이에요. 손톱으로 훑으면 걸립니다.

10, 08 같은 숫자가 돌아가며 찍혀 있는데, 다이버 워치에서 잠수 시간을 재려고 쓰던 그 눈금이랑 같은 방식이에요. 물에 들어갈 때 베젤을 돌려서 분침을 0에 맞춰두면, 나중에 분침이 가리키는 숫자가 곧 잠수한 시간이 되는 구조요.
스마트워치에 이게 왜 필요하냐고 하실 수 있는데, 제가 보기엔 기능보다 얼굴의 문제예요.
스마트워치의 고질적인 아쉬움이 하나 있잖아요. 화면이 꺼지면 그냥 검은 원판이 된다는 것. 아무리 예쁜 워치페이스를 깔아놔도 화면이 꺼지면 사라지니까요. 그런데 베젤에 물리적으로 새겨진 눈금은 화면이 꺼져도 그대로 있어요. 시계처럼 생긴 얼굴이 남는 거죠.
솔직히 이 부분은 취향의 영역이라고 봐요. 눈금 없는 깔끔한 원형을 좋아하시는 분도 많을 테고요. 그래도 화면 꺼진 스마트워치가 밋밋하게 느껴지셨던 분이라면, 이 베젤 하나로 인상이 꽤 달라질 거예요.
뒷면 각인, 무슨 뜻이냐면요
뒤집어 보니 테두리에 깨알같이 적혀 있더라고요.
SM-L715N · 47mm · Sapphire Crystal · LTE · GPS · 10 ATM · Made in Vietnam by Samsung

하나씩 풀면 이래요.
| 각인 | 무슨 뜻이냐면 |
|---|---|
| 47mm | 케이스 지름이에요. 일반 워치가 40~44mm대니 큰 편입니다 |
| Sapphire Crystal | 유리 대신 사파이어. 열쇠나 모래에 잘 안 긁혀요 |
| 10 ATM | 수심 100m 기준 방수 |
| LTE · GPS | 폰 없이도 통신과 위치가 됩니다 |
47mm는 한 번 생각해보셔야 해요. 화면이 크니 시인성은 확실히 좋아지는데, 손목이 가는 분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이건 스펙으로 판단이 안 되는 부분이라 매장에서 직접 차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손목이 굵은 편은 아닌데, 얇아진 덕에 예전 울트라보다는 훨씬 낫더라고요.
10 ATM은 특히 조심해서 읽으셔야 해요. 이게 오해를 많이 사는 표기거든요.
100m까지 잠수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10 ATM은 정지된 물속에서 받는 압력을 기준으로 한 등급이에요. 그런데 실제로 물에 들어가면 몸이 움직이면서 순간 압력이 훨씬 크게 걸립니다. 다이빙이나 서핑처럼 물살이 세게 부딪히는 활동은 이 등급이 보장하는 범위가 아니에요.
샤워나 수영 정도는 편하게 하셔도 된다는 뜻으로 읽으시면 맞습니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쓸모 있고요.

나머지 숫자들과 값
각인에 안 적힌 것들도 정리해둘게요.
프로세서가 엑시노스 W1000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로 바뀌었어요. 스마트워치에서 프로세서 교체는 체감이 큰 변화입니다. 앱 열 때 한 박자 쉬는 그 느낌이 줄어드니까요.
배터리는 800mAh로 35% 커졌고요. 스마트워치의 최대 약점이 늘 배터리였는데, 35%면 하루 더 버티느냐 마느냐가 갈릴 수 있는 폭이에요.
화면은 1.52인치에 최대 5,000니트입니다. 5,000니트면 한여름 땡볕 아래서도 화면이 보인다는 얘기예요. 야외 활동을 겨냥한 울트라 계열답게 여기에 힘을 줬더라고요.
값은 LTE 모델이 96만 9,100원이에요. 시계 하나에 100만 원 가까이니 만만치 않죠.

그래서 제 생각은요
플립8은 30년 전부터 이어진 이유로 여전히 설득력이 있어요. 접으면 작아진다, 이거 하나만으로도요. 폴드가 아무리 얇아져도 접힌 플립만큼 작아지진 못하니까요. 다만 168만 원이라는 값을 그 이유 하나가 감당하느냐는 각자 다를 겁니다.
워치 울트라 2는 두께와 베젤, 이 둘이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전작을 만져보고 "이건 좀…" 하며 접으셨던 분이라면, 이번엔 한 번 더 올려보실 만합니다. 물건이 달라졌어요.
물론 둘 다 매장에서 몇 분 만져본 소감이에요. 배터리가 정말 며칠 가는지, 47mm를 하루 종일 차고 있어도 괜찮은지, 플립 힌지가 1년 뒤에 어떤지는 써봐야 압니다. 매장 조명 아래 갓 나온 전시품은 원래 다 좋아 보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하나는 확실해요. 사진으로는 두께가 절대 안 느껴집니다. 사전판매가 7월 28일부터니까, 그 전에 한 번 가서 손목에 올려보시길 권해요. 12%라는 숫자가 어떤 건지는 올려봐야 압니다.
세 기종 가격이랑 사전판매 혜택은 따로 정리해뒀어요. 매장에서 더블 스토리지 안내물을 찍어왔는데, 그게 기사보다 정확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