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국경을 넘는 길을 지도 위에서 봅니다. 나라 22곳, 1995년부터 오늘까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돈이 움직이면 그 자국이 환율에 남습니다. 어느 통화가 세지고 어느 통화가 밀렸는지는 그날 자금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를 말해 줍니다. 그래서 환율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 화면입니다.
그러면 원인은 무엇인가. 흔히 꼽는 것이 양적완화·금리·유가·위험선호인데, 그중 무엇이 실제로 환율을 움직이는지 직접 재봤습니다. 결과가 통념과 꽤 달랐습니다.
"돈을 더 찍은 쪽 통화가 약해진다"는 말이 널리 쓰입니다. 그런데 연준과 일본은행의 자산 비율을 엔화와 견주면 상관이 −0.47로 방향이 반대입니다. 유로와는 +0.11로 사실상 관계가 없습니다.
이유는 양적완화를 하는 시점이 위기 때라서입니다. 위기에는 엔으로 피난하니, 연준이 돈을 푸는 것과 엔이 강해지는 것이 같이 일어납니다. 인과가 아니라 동반입니다.
| 비교 | 전 기간 | 2013년 이후 |
|---|---|---|
| 미−일 금리차 ↔ 엔 | +0.32 | +0.63 |
| 미−한 금리차 ↔ 원 | +0.21 | +0.65 |
같은 인자가 시대에 따라 주인이 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니기도 합니다. 하나의 방정식으로 40년을 설명하려는 도구는 전부 틀립니다. 그래서 이 도구는 고정된 설명을 하지 않고, 시점마다 무엇이 주인이었는지를 다시 잽니다.
달러지수가 1σ(주간 0.94%) 강해질 때 각국이 잃는 몫을 주가와 환율로 갈라 재봤습니다.
| 나라 | 현지 주가 | 환율 | 달러로 바꾸면 |
|---|---|---|---|
| 브라질 | −1.42 | −0.98 | −2.40 |
| 한국 | −0.99 | −0.75 | −1.74 |
| 일본 | −0.61 | −0.50 | −1.12 |
| 미국(S&P) | — | — | −0.94 |
원화로 보면 1% 손실인 하루가 달러로 보면 1.74%입니다. 같은 하루가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다른 크기로 보입니다. 그리고 달러가 세지면 미국 증시도 떨어집니다 — 강달러가 미국에 좋은 것이 아닙니다.
금·은·백금·팔라듐은 거의 한 몸입니다(금↔은 +0.80). 구리·알루미늄이 느슨한 둘째 무리입니다. 그런데 철광석과 천연가스는 아무와도 안 붙습니다 — 철광석은 구리와 0.18, 금과 0.04입니다. 세계 시장이 아니라 중국 철강·부동산 정책에 매달린 값이라서입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국인데도 호주달러는 철광석이 아니라 구리와 붙습니다(+0.47). 구리는 22개국 중 11곳 통화와 상관 0.3 이상으로, 경기를 가장 먼저 말하는 금속입니다.
| 최근 3년 | 현지통화로 | 금으로 |
|---|---|---|
| 미국 | +70.6% | −28.8% |
| 독일 | +63.4% | −31.8% |
| 일본 | +105.1% | −14.4% |
| 한국 | +165.6% | +10.9% |
달러로 재면 다 오른 3년이고, 금으로 재면 다 내린 3년입니다. 달러는 진리가 아니라 자입니다. 자가 늘어나면 모든 것이 짧아 보입니다.
주 한 번, 5분. 맨 위 한 줄만 봅니다. "조용함"이면 닫으셔도 됩니다. 대부분의 날이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 터진 날. 지도에서 붉은 땅과 푸른 땅을 보고, 나라 배지를 짝으로 읽습니다.
| 주가 | 국채 | 읽는 법 |
|---|---|---|
| ▼ | ▲ | 도피 — 무섭지만 그 나라 자체는 멀쩡 |
| ▲ | ▼ | 위험을 안으러 나감 |
| ▼ | ▼ | 그 나라를 못 믿는 것 — 제일 나쁨 |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 때가 셋째 줄이었습니다. 주식이 빠지는데 국채까지 팔렸습니다 — 현금을 만드느라 안전자산도 내놓은 것입니다.
하루 변화는 보지 마십시오. 거의 잡음입니다. 한 달이나 석 달로 놓고 보시고, 색 자체보다 색이 뒤집히는 순간을 보십시오. 판이 바뀌는 자리는 거기입니다.
겁(VIX)·수익률 곡선·금리 높이·달러·주가·구리 대 금·금은비를 수준과 흐름 열세 개 눈금으로 적어 두고, 지난 30년 중 그 눈금이 가장 가까웠던 날을 찾습니다. 표준편차로 눈금을 맞춘 뒤 가중 거리를 잽니다.
이건 예보가 아닙니다. 닮은 다섯 날의 그 다음이 서로 갈리면 갈린 채로 둡니다. 평균을 내면 없던 확신이 생깁니다. 닮았다는 것은 그때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읽어 볼 값이 있다는 뜻이지,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여기 숫자는 같이 움직인 정도일 뿐 한쪽이 다른 쪽을 움직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둘 다 달러에 밀려 같이 내려간 것을 서로 영향을 준 것으로 읽으면 틀립니다. 투자 판단의 근거로 쓰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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